――본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의 솔직한 감상은 어떠셨나요?
치바 유다이(이하, 치바): 저는 솔직히 좀 망설였는데, 뛰어들었다는 감각에 제일 가까워요. 준비 단계 때는 "왜 뛰어들었을까"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정말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됐기 때문에, 처음에 느꼈던 충격은 잘못된 게 아니라고 느끼게 됐어요.
나가야마 켄토(이하, 나가야마): 전부터 동년배와 더블 주연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던 중에 제안 받았어요. 동년배 중에서도 '치바 유다이'라는 배우와는 워낙 색이 달라서, 같이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 부분이 크다고 볼 수도 있어요. 치바 군 이름을 보고 '어떤 사람이지?' '어떤 작품이 될까?' 싶은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 뛰어들었습니다.
――치바 씨와 나가야마 씨는 동갑에 생일도 이틀 차이신데, 함께 연기한 서로의 인상을 알려주세요.
나가야마:생일도 이틀 차고, 설정이 이런 설정이기도 하고, 제작진 쪽에서 노렸던 건가 싶어서 프로듀서 분께 물어보고 싶은데 아직 못 물어봤어요. 만약 그런 거면 어느 쪽이 먼저 캐스팅됐을지 생각해보니까, 역시 치바 군이 먼저였으려나 싶어서 좀 슬퍼졌어요 (웃음)
치바:에이 (웃음)
나가야마:이건 당연히 농담이에요.(웃음) 연말에 미팅하고 대본 리팅부터 했는데, 원작 세계관이 굉장히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엄청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됐어요. 동시에 이걸 연기한다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하면서, 좀 불안해하면서 참가했어요. (치바 씨와는) 작품에 대해 얘기하다보니 서로 생각하는 게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평소에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려고 의식하는데도 이번에는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대화가 잘 통하고, 마지막까지 좋은 파트너로서 든든한 제 편이 되어줬기 때문에 치바 군에게는 감사하고 있어요. (치바 씨를 보며) 이정도면 되나요?
치바:(마주보고 웃으며) 네.(웃음) 나가야마 군은 굉장히 진지하고, 역할과 마주하는 방식이 굉장히 성실해서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데...(말하면서 나가야마 씨의 눈을 의식, 쑥스러운듯 웃는 치바 씨)
나가야마:(웃음)
치바:저는 "일단 해보자"는 느낌이었어요.
나가야마:그건 아니잖아!
치바:그래도 같이 해줘서 엄청 믿음직했고, 현장에서는 약간 막내 캐릭터라고 해야되나. 장난기도 있고 귀여운 부분이 있어서 치사하다고 생각했어요.
나가야마:이런 얘길 치바 유다이 입에서 나오게 하다니 나도 참...(웃음)
치바:그러니까. 『Domani』에 굵은 글씨 타이틀로 나올지도 몰라! (웃음)
――두 분은 33살로 동갑이신데, 서로 공감하는 부분은 있나요?
나가야마:어떤 얘기했더라?
치바:『꼬마마법사 레미』 노래 정도였지!
나가야마:아~ 그치.『디지몬 어드벤쳐』랑. 일요일 아침에 하던 애니 얘기.
치바:응 일요일에 했던 거.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도 안 나긴 하는데. 결혼 얘기도 좀 했죠. 동세대인 분들이 결혼하셔서...
나가야마:응. 주변은 점점 결혼하는데, 치바 유다이는 결혼 못하는 거 아닌가 하는 얘길 했습니다. (웃음)
치바:맞아요. 저 스스로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 괜찮습니다! (나가야마 씨를 보면서) 당신은 좋은 가정을 꾸릴 것 같아요.
나가야마:그거야 물론이죠!
치바:짜증나~(웃음)
나가야마:그걸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치바:바라고 있어요. (웃음)
나가야마:경력이 좀 길어지면서 제 버릇을 스스로 알게 됐는데, 그런 와중에 항상 그런 걸 작품마다 부수고 싶다는 콤플렉스 같은 게 있어서 자극적인 나날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런 나이가 된 거 아닌가 싶어요. (치바 씨를 보며) 그렇게 생각하죠?
치바 :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해요, 생각해요.
――자신의 역을 어떻게 파악하고 연기했나요?
치바:음~ 저는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웃음) 스태프 분께 "치바 군은 사랑받는 스타일이지"라고 해주셔서... 그건 타카라와도 통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주변이 손 뻗어 도와주고 싶어지는 존재"로서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가야마:그랬어요. 저는 그다지 사람들을 잘 챙기는 편은 아니라서, 유진이 타카라랑 같이 있을 때 챙겨주는 모습은 제가 그다지 공감 안됐던 부분이에요. 그렇지만, (작품이) 이런 이야기라서 촬영하고 있을 때도 촬영이 아닌 휴일에도, "치바 군 잘 지내나?"하고 항상 생각했어요.
치바:(웃음)
나가야마:촬영이 진행되면서 점점 진짜 제 마음이 되어가서, 항상 같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끔 치바 군이랑 촬영 현장에 같이 있으면 정말 기뻐져서, 사랑을 하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웃음)
치바:진짜 그렇게 생각해? 그런 느낌 그닥 못받았는데...(웃음) 그렇지만 촬영이 끝난 후에도 연락해줘서, 저번에는 생방송으로 연극을 했는데, 끝난 타이밍에 바로 처음에 켄토 군한테 수고헀다고 연락이 와서 뭔가... 쿵했어요.(웃음)
나가야마:생방송은 안 봤긴 해!
치바:그건 말 안해도 되잖아, 안 짚었으니까.(웃음)
나가야마:그렇네.(웃음) 근데, "아~ 오늘 치바 군 연극 첫날이네. 두근두근하겠지."하면서 오전 중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알람까지 맞춘 건 아닌데, 끝났다 싶을 때 연락했어요.
치바:감사해요.
나가야마:끝나고나서도 몇번인가 만났는데, 평소 같으면 이런 사이가 되진 않기 때문에 이 작품을 통해 친해져서 감사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동년배랑 놀 일도 잘 없으니까요.
――나가야마 씨가 본 "치바가 연기하는 타카라에 대한 인상"과 치바 씨가 본 "나가야마 씨가 연기하는 유진에 대한 인상"을 알려주세요
치바:다른 사람을 이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만... 저는 켄토 군의 유진 씨는, 보살펴주는 다정한 부분만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성만이 아니라, 유진으로서 되돌아왔을 때의 갈등을 나타내는 장면이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중에서는 타카라가 일이 느는데, 반대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켄토 군의 유진이 매력적이면 매랙적일 수록 타카라를 연기할 때는 압박감이 있었죠.
나가야마 : 제가 할말인데요. 치바 군은, 외모도 (매력적이라서) 치사하지만, 타카라像으로서 있어줬기 때문에 제가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시각적으로 몰입하기 좋았어요. 저와 달리 자신의 본모습을 너무 투영해버리면 하기 힘든 역할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타카라라는 역할을 제대로 연기하면서도 감정을 실을 때는 치바 군의 진짜 감정도 실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한테는 없는 기량을 많이 느꼈어요. "나라면 이렇게 했을 거야" 같은 건 생각하지 않지만, 역시 제가 생각했던 타카라像을 뛰어넘었다고 할까. 치바 군이 연기한 타카라가 너무 좋아서, 유진을 통해서 저 자신이 도움 받았다는 감각이었죠.
――서로에게 질투하는 점은 있나요?
치바:저는 있어요. 강한 이미지가 있다고 할까, 저처럼 실실거리는 느낌이 없잖아요. 그런데 응석받이까지는 아니지만 귀여운 모습이 갑자기 나오거든요.
나가야마:나와?
치바:나와! 다들 안 들키게 농락하고 있어. 난 평소에 실실대니까, 조금만 진지해져도 화났다고 생각해. 치바 유다이 손해보고 있네....(웃음)
나가야마:그만큼 집중하고 있다고 다들 곤두서게 되는 거려나.
치바:그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닌데.(웃음)
나가야마:그래도, 밸런스가 좋았다고 생각해요.
치바:확실히 촬영 때 둘이 있으면 밸런스가 좋았어.
나가야마:응. 그래서 나도 치바 군이 없으면 일 같지가 않아서, 하나에만 집중하게 될 때가 많았던 것 같아.
――두 분은 생일 어떻게 지내셨어요?
치바:저는 일하고 있을 때라 촬영장에서 축하받고, 22시 30분쯤에 귀가해서 혼자 보냈어요. 죄송해요, 이게 리얼이에요.(웃음)
나가야마:저는 계속 천장 봤어요. (웃음)
――연락은 했어요?
치바:연락했어요.
나가야마:생일에 연락했지.
치바:서로 합동 생일파티는 했어요.
나가야마:비밀이에요! (웃음)
――두 분이서 생일 파티하신 거예요?
나가야마:뭐, 그렇죠.
치바:저희 생일 파티가 궁금하세요? 선물 교환했어요. 서로 대화하면서 관심 있어하는 걸 주고받았어요.
나가야마:촬영장에서 취미 얘길 했거든요. 그래도 치바 군이 어차피 가지고 있을 것 같아서, "생일 선물로 갖고 싶은 거 없어?"하고 묻기도 하고, 여러가지 물어봐서 어떻게든 머리 써서 샀어요. 그렇게 깊게 파고들지 말아주세요. (웃음)
치바:왜 지금 부끄러워하나 싶긴 한데.(웃음)
나가야마:그래도, 얘기 안 하는 게 좋지 않아?
치바:안 그래. (나가야마를 보며) 어때요?
나가야마:저는 완전 괜찮죠.
치바:그럼 얘기하죠. 이 시간 뭐야, 빨리 말해! 같은 느낌.(웃음) 제가 관심있어하는 캠핑 용품을 받았어요. 켄토 군이 캠핑을 잘 알아서, 여러 캠핑 용품을 줘서 다가올 계절이 기대돼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나가야마:이것만 있으면 캠핑 갈 수 있다 싶은 굿즈를 선물했어요.
치바:맞아.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네.
나가야마:응. 저는 최근에 로봇 청소기를 샀어요. 그전까지는 방이 꽤 어지럽혀져있었는데, '이 녀석(로봇 청소기)이 움직이기 좋게' 하자고 생각하다보니까 바닥을 깨끗하게 치우게 됐어요. 그때 이후로 치바 군한테 깔끔한 걸 좋아하게 됐다고 얘기하니까, 로봇 청소기가 한번 청소하고나서 물걸레까지 해주는 비싼 걸 주는 거예요! 뭐 제가 그걸 달라고 한 거긴 한데...(웃음)
치바:하나 더 있는 거 얘기해줘.
나가야마:하나 더 있는 게 뭐지?
치바:고양이 그거.(웃음)
나가야마:아~(웃음) 그 종이봉투 안에 작은 검은색 고양이 인형이 있는 거예요. 그런 점이 또 정말...! 뭘하는 거야 싶었는데요.(웃음) 제가 촬영장에서 고양이 키우고 싶다고 했던 걸 기억해뒀다가, "꼭 이 고양이를 로봇청소기 위해 올려서 청소해줘"라고 하더라고요.
치바:맞아요. 갖고 싶다고 했던 걸 그냥 주는 것도 재미없을 것 같아서요.
나가야마:발상이 엄청나요.(웃음)
치바:(웃음). 그래도 집에 잘 있는 사진 보내줬어요.
나가야마:네, 고양이 잘 있어요.
치바:이상입니다!
――유진이 손수 요리를 하는 장면도 있는데, 두 분이 잘하는 요리를 알려주세요
치바:저는 타코요.
나가야마:타코!? 대단하네!
치바:다진고기나 아보카도 같은, 여러 재료를 준비해서 그걸 말아요.
나가야마:좋다.
치바:나가야마 씨도 요리하시잖아요.
나가야마 : 삼겹살 감자조림을 좋아해요. 삼겹살을 쓰면 맛있어져요! 삼겹살은 가능하면 세이조 이시이게 좋아요.
――누군가가 요리해준다면, 어떤 요리가 기쁜가요?
치바:돼지고기 감자조림.(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치바 씨)
나가야마:(기쁜 듯이) 이 이상 나올 수 없는 답이네요. 참고로 저는 치바 군이 만든 치라시 초밥 먹어본 적 있어요.
치바:치라시 초밥? 뭐였더라...? 아, 테마키즈시 말하는 거구나.(웃음)
나가야마:테마키즈시구나!(웃음)
치바:어느 남자랑 헷갈린 거야~(웃음) 솔직히 테마키즈시는 요리라고 하긴 좀 힘들긴 한데.
나가야마:아냐, 나메로우 같은 것도 만들어줬잖아.
치바:나메로우는 만들었죠. 전갱이 쳐서, 된장으로 간도 내고.
나가야마:엄청 맛있었어요!
――나메로우는, 치바 씨의 오리지널 레시피인가요?
치바:아니요, 인터넷에 많이 있는 레시피라서 오리지널리티는 없는데, 마늘, 생강, 된장을 넣어요.
나가야마:양하를 넣기도 하나?
치바:양하는 안 넣는데, 파는 넣어요.
나가야마:죄송해요, 빗나간 얘기해서.(웃음)
치바:아니에요 (웃음)
――바쁜 나날을 보낼 것 같은데, 피곤한 날 리커버리 방법은?
치바:알람을 안 맞추고 자는 거려나요. 제일 정신상태가 좋은 느낌이에요.
나가야마:뭐 달리는 것밖에 없죠. 런닝? 조깅? 사우나? 산책?
치바:산책은 확실히 리프레쉬되지.
――동거하는 장면도 많은 본 작품인데요. 두 분이 방 인테리어에 고집하는 게 있다면 알려주세요
치바:저희 집은 물건이 그닥 없어서... 뭐 딱히 그렇지도 않나.
나가야마:있어.
치바:있지. 색감을 통일해요. 그레이 계열이에요.
나가야마:난 나뭇결 느낌.
치바:물건은 많아요?
나가야마:물건은 많아요. 그리고 식물이 많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일하는 엄마가 많은 Domani독자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치바:열심인 당신이 멋집니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밥을 짓거나 일을 하거나, 열심히 하는 모습은 멋있어요.
나가야마:...열심인 당신이, 멋집니다!
치바:거기서 어레인지 안해도 돼!(웃음)
나가야마:치바 유다이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치바:나가야마 켄토로 하지? 왜 치바 유다이야.(웃음)
2022.06.01 인터뷰.